
http://www.hanabank.com
2008년 7월 6일부터 2009년 2월 13일까지 약 6개월 동안의 하나은행 파견생활을 마쳤다.
하나은행 사이트 및 패밀리 사이트를 CMS라는 도구로 운영하는 일.
CMS는 예를 들자면 블로그와 비슷하다. 제목을 바꾸려면 '환경설정'에서 글자만 바꿔 저장하면 되고, 새로운 글을 게시하려면 '글쓰기' 메뉴에서 새 글을 등록하면되고, 배너를 교체하려면 '배너 이미지'라는 탐색창에서 내 컴퓨터에 있는 이미지를 찾아 등록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코딩 작업 없이 홈페이지 내용이 저절로 바뀌는 사이트 유지보수용 프로그램이다.
예는 이렇게 간단하지만 실제로는 은행 사이트 자체의 규모가 거대해서 CMS를 다루는 메뉴와 카테고리에 대한 경우의 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차라리 HTML을 직접 수정하는 것이 훨씬 편할정도로 복잡하다. HTML을 수정하면 오히려 간단한 일을 CMS를 통해야 하기 때문에 복잡해지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하지만 작업내용에 대한 버전관리가 간편하고 작업자에서 검수자, 클라이언트의 결재를 거쳐 실서버에 반영되기 때문에 잘못된 내용이 실수로 실서버에 반영되는 일이 적다는 이점도 있다.
사이트를 운영하는 하나은행 신사업추진부의 클라이언트는 권위적이지도 위협적이지도 않은 편이었다. 작업자를 인간적으로 대하며 작업 분량에 맞는 일정관리에도 귀를 기울여 주는 편이다.
특히 기억에 남는 사람은 오혜린 대리님. CMS로 공지사항이나 자료파일들을 직접 올리는 것에 재미를 붙이신 것 같아 이쪽에서는 오히려 곤란한 상황이었지만, CMS뿐만이 아니라 하나은행 사이트는 물론이고 남들은 잘 신경쓰지도 않는 월드센터나 이패밀리 같은 사이트의 구석구석까지 꼼꼼히 챙기는 애정을 가지고 계신분이었다. 우리들의 작업이 지나치게 많을때에는 일을 도와주시기도 하고, 에디터 만으로는 초 노가다가 될 작업을 엑셀이나 파워포인트를 응용해 class까지 달아 HTML코드를 생성해서 넘겨주시기도 하고, CMS를 제대로 다루지 못해 많은 오류를 띄워내는 부서에 직접 CMS 가이드를 작성하여 전달해 우리의 수고를 덜어주시기도 했다. 우리회사 MT땐 금리수정을 혼자 하신데다가 주말에 출근해서 수정작업까지도 하셨다. 디자이너들의 작업물에 가장 크고 감동스럽게 좋아해주시는 분도 오혜린 대리님이다.
웹표준도 접근성도 지킬 필요가 없는 하나은행 일을 처음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자바스크립트가 남발되고 있는 하나은행 현실에 함께 동참하여 스크립트를 마구 적용해 볼 수 있는 것 만이 날 기쁘게 했다. 이벤트 마이크로 사이트인 퐁피두 같은 경우엔 내가 만든 스크립트를 그대로 개발자가 개발에 맞도록 사용하는 걸 보고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내내 신기해서 잠을 못이룰 정도였다. 이렇게 나만의 파라다이스를 만끽 하며 하나은행 일이 점점 익숙해져 갔다.
'이제는 어느정도 할 수 있을거 같아.' 라고 생각했을때에는 벌써 파견온지 3달이 넘게 지나있었다.
재훈씨가 말을 반복하며 세뇌시킨 바로 그것이 '이제는 유미씨가 하나은행에서 CMS를 제일 잘해요. 못한다고 머뭇거리면 안되요, 자신있게 행동해야해요.' 였는데, 그 세뇌 덕분인지, 일이 익숙해졌기 때문인지, 혹은 하나은행에 투입된지 얼마 안되서 모르는게 많은 기획 선임님이 작업에 대해 나에게 의지하는 부분이 크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왠지 태도가 거만해진 나를 볼 수가 있었다 =ㅂ =
'내 자신이 너무 가소롭고 우스워서 견딜 수가 없다.' 라고 스스로를 비웃으며 작업과 그 결과물을 실수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인 덕분에 나중에는 내 자체의 실수로 수정작업이 발생하는 일이 거의 없게 되었다.
하나은행에서 일하다 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직급이 높을 수록, 연차가 높을수록 작업을 한개 하더라도 더 꼼꼼하게 챙기고 더 실수를 하지 않으며 더 뒷탈이 없다는 것. 그것이 경험의 차이라고 감탄하며 나도 그렇게 잘 할 수 있게 되도록 정말 무지 애쓴거 같다.
내 직업에 대한 기술에 대해서는 하나은행이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경험에 있어서는 큰 도움이 되었다. 진행하던 동안에는 그토록 재미없어 하던 일이지만 지나고보면 그저 허송세월을 보낸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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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해주고 와서 너무 고마워.
내가 나름 애정가지고 열심히 하다가 온 곳이라서 걱정도 많이 하고 그랬거든.
다녀와서 느낀것이 내가 느낀것과 같은 점들도 있어서 공감가네.
어떤일을 하던지 의미 없는 일은 없는거 같아.
그리고 아마도 그 세뇌를 다음 작업자에게 유미도 그대로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





고생 많았어. ^-^* 이제 본사로 와서 새로운 경험을 해 봐야지. ^^